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부통령(69)의 이마에 괴한이 겨눈 권총이 발사되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던 중 한 남성이 이마 바로 앞에서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총은 발사되지 않았고 남성은 현장에서 경호원들에게 잡혀 즉시 연행됐다.
현지 매체가 방영한 영상을 보면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눈앞에서 자신을 겨눈 권총에 깜짝 놀라 곧바로 몸을 수그렸고 그제야 경호원들과 지지자들이 사태를 파악했다.
당시 지지자 100여 명의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경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괴한이 사용한 권총은 38구경으로 실탄 5발이 장전돼 있었다. 이 괴한은 아르헨티나에 사는 35세의 브라질 남성으로 2021년에도 차량 불심검문에서 칼이 발견돼 조사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등 중남미 지도자도 페르난데스 부통령을 위로하고 연대를 표시하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번 행위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2007년~2015년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있을 당시 공금 횡령 등 행위를 저질러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2일 징역 12년형이 구형된 그는 상원 의장직을 겸해 면책특권 대상이어서 실제로 유죄가 선고될지는 불확실하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