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크레모나 지역의 밀 수확 현장.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제재로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거래가 중단되면서 각국이 대안 찾기에 혈안이다. 이에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등 자원, 곡물이 풍부한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서방의 제재에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캐나다, 아르헨티나, 호주 등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캐나다다. 러시아와 기후, 지리적 특성이 유사해 생산되는 자원이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원유, 우라늄, 니켈 등의 주요 생산국이다. 또 양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기도 하다. 세계 비료 업계 1위 기업인 뉴트리엔도 캐나다 기업이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인 브라질은 최근 비료 확보를 위해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부 장관을 캐나다에 급파했다. 그동안 농업에 불가결한 칼륨비료의 원료인 탄산칼륨의 절반가량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들여왔지만 제재로 인해 수입이 막힌 탓이다.
캐나다는 세계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도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24일 러시아산 에너지 수급난에 직면한 유럽을 위해 원유 수출량을 5% 늘리고 올해 말까지 하루에 30만 배럴을 추가 생산키로 했다. 캐나다 최대 우라늄 생산업체인 카메코도 최근 주문이 폭주함에 따라 우라늄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도 각 상품의 물량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와 레바논 정부는 아르헨티나산 밀과 옥수수에 대한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다. 아르헨티나 최대 곡물 가공·수출 업체 대표인 구스타보 이디고라스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인도에서 해바라기유, 대두유 등의 계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를 맞출 여력이다. WSJ는 일부 국가에서 러시아산 구리와 니켈의 빈자리를 호주산으로 채우고자 하지만 장기간 투자가 부족했던 호주 광산업계는 당장 증산에 나설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이는 캐나다도 밀 등 곡물 수출에 사용할 빈 컨테이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 파괴 우려로 송유관을 건설하거나 지하광물을 추가 생산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소냐 새비지 캐나다 앨버타주 에너지부 장관은 원유 추가 생산을 위해선 연방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