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고 이후 이틀 만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가운데 공습 당시 다리를 건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시민의 모습이 포착됐다.
10일 뉴욕포스트는 이날 오전 8시18분쯤 키이우의 대표 관광지인 보행자용 유리 다리에서 찍힌 보안용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다리를 타격해 육교가 폭발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미사일 충격으로 다리는 산산조각 나고, 연기와 불꽃이 자욱하게 솟아올라 다리를 집어삼켰다. CCTV 카메라 화면도 검은 연기로 순식간에 깜깜해졌다.
이어진 영상에는 폭발이 일어난 순간 다리 초입을 지나가고 있던 시민 한 명이 찍혔다.
일상복 차림으로 다리를 건너려던 이 시민은
러시아는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15분쯤 키이우,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동남부 자포리자, 북부 수미, 동북부 하르키우, 크렐리츠키, 비니츠시아, 프랑키비츠, 지토미르, 키로보흐라드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CBS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70개의 기반 시설 부지가 손상됐으며 그중 29개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러시아는 미사일이 군사 및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공습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 전후, 키이우 시내 중심가의 어린이 놀이터, 대학, 보행자용 다리 등 민간인 지역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격이 시작된 이날 아침 키이우 집무실 근처 광장으로 나와 대국민 연설 장면을 셀프 카메라로 직접 촬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러시아워) 시간과 목표를 선택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다. 우리는 서로를 돕고, 우리 자신을 믿는다. 우리는 파괴된 모든 것을 복구한다”면서 “이제 정전이 있을 수 있지만, 승리에 대한 우리 자신감의 단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