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청소부에서 상원의원까지.. 한인 임용근의 '아메리칸드림' 책 출간

 "어떤 일을 하다가 잘 안 되면 죽고 싶다고들 말하잖아요. 저는 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된다는 적소성대(積小成大)란 말을 늘 생각해요. 작은 돌을 조금씩 쌓아가면 큰 섬이 되더라고요. 일확천금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한인 이민 사상 최초로 오리건주 상원(3선)과 하원(2선) 등 5선 의원을 지낸 올해 87살 임용근 오리건 한국전쟁기념재단(KWMFO) 명예회장은 오늘(18일) 자서전 '버려진 돌'(가온미디어) 출간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 경기 포천의 미군 부대에서 하우스보이(잔심부름꾼)로 일한 임 회장은 31살이던 1966년 무일푼으로 혼자 미국에 건너가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청소일에서 시작해 정원일, 세탁일, 페인팅 등을 거쳐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성공했다.

그는 오리건주 한인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한인 상공인총연합회 회장, 아시안미국시민권협의회 의장,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미국과 한국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도 받았다.

임 회장은 책에서 이른바 '빨갱이'로 몰려 아버지가 처형당한 뒤 고통과 시련을 겪은 유년 시절, 폐결핵에 걸려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는 등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7년여간의 투병 생활, 척박한 미국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 등에 관해 담담하게 풀어냈다.책 제목 '버려진 돌'은 그가 10년 전에 정한 것이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임 회장은 마태복음 21장 42절에 나오는 대목이라며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됐다는 구절을 소개했다. 

'버려진 돌'은 한국 사회에서 버려졌다고 생각한 시절을 이겨내고 한인 이민사에 새 역사를 쓴 그의 삶을 압축한다.

그는 1992년 11월 상원의원에 당선됐을 때를 회상하면서내 꿈이 이뤄진 것뿐만 아니라 모든 미주 한인들의 꿈이 이뤄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며 상원의원 당선은 미주 한인들에게 희망의 횃불이 됐다고 강조했다.

미 정계에 진출하려면 보통 지역 사회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하며 얼굴을 알린 뒤 시의원과 하원의원 등을 거치며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는 주지사 선거부터 나가 낙선했지만, 이후 상원의원에 도전해 당선되며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임 회장은 아내의 훌륭한 믿음과 희생적인 사랑 덕분에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고 아내는 정말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라며 동석한 아내 임영희씨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