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이 정상회담을 할 만큼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제안들에 구두로 동의했고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 등에 대한 반박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양측 협상단이 주요 쟁점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합의문 초안을 최고 지도부에 제출할 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몇 번이고 반복하지만 크림반도와 돈바스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두 지역을 둘러싼 쟁점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AFP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는 우크라이나 TV 채널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러시아 측이 크림반도 문제를 제외하면 우리 입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공식 답변을 구두로 내놨다”고 밝혔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회담이 터키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도 언급했다.
BBC 등에 따르면 앞서 열린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15년 간 크림반도 지위에 대해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의 지배권 문제는 종결된 것이기 때문에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국이 되는 쟁점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카미아 대표는 “러시아 대표단은 중립 국가를 위한 국민 투표만이 현 상황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라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국민 투표에서 (중립국화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어떻게 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전시 상황으로 돌아가거나 새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