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기시다, 동남아 정상회담 취소한 이유… “법무상 경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과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사형 집행을 주요 업무로 언급한 법무상을 경질하는 문제로 출국에 지연이 생기면서다.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은 13일 “기시다 총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초 지난 11일 오후 3시에 출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2일 오전 1시에야 전용기편으로 출국해 같은 날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의 출국 지연 사유는 내치 문제였다. 기시다 총리는 하나시 야스히로 법무상에게 지난 11일 늦은 오후 사표를 받는 형식으로 경질했다. 하나시 법무상은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에 도장을 찍는 일”이라고 말해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기시다 총리는 하나시 법무상에게서 사표를 받기 위해 출국 일정을 미뤄야 했다.

기시다 총리의 출국이 지연되자 일본 정부 안에서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하거나 외무성 고위 관계자의 대리 참석 방안이 제기됐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대면 회의 참가 의사를 강하게 피력해 이튿날 새벽에 출국하는 일정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베트남, 브루나이와 양자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라오스와 정상회담은 짧은 시간 선 채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축소됐다. 아사히신문은 “내치 혼란이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총리 생각이 언행에서 보이지만, 그 혼란의 원인은 총리의 판단 지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