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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英 총리, 전력난 키이우 깜짝 방문… “이길 때까지 지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승리할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력난을 겪는 우크라이나는 혹독한 겨울이 예상된다. 국가 에너지 시스템 절반이 마비된 가운데 “올겨울 가능하다면 외국에서 지내 달라”는 에너지 기업 대표의 호소까지 나왔다.

AP통신은 수낵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예고 없이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수낵 총리는 회담을 마치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와 안보를 얻을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위대한 나라 우크라이나를 재건할 때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는 세계에 영감을 주고 있다”며 “여러분이 끔찍한 공격 앞에 어떻게 맞섰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어떻게 희생했고, 어떻게 승리했는지 앞으로 우리 후손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총리실은 수낵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공포·레이더·대(對)드론 장비 등을 포함한 5000만 파운드(798억2800만원) 규모의 신규 방공체계 지원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해온 이란제 폭발 무인 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레이더 기술 등이 이번 지원에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은 이달 초에도 1000기 이상의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과 중요 인프라에 공격을 계속하면서 국내 에너지 시스템의 약 50%가 마비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수도 키이우와 17개 주에서 전력 공급이 끊긴 상황”이라며 “서둘러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전력난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키이우에 첫눈이 내리면서 심각해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키이우 관계자는 영국 BBC에 “도시 내 전력망이 ‘완전한 폐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 기업 DTEK의 막심 팀첸코 대표는 가능하면 올겨울을 외국에서 보내서 전력난을 극복하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DTEK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4분의 1 이상을 공급한다.

그는 “여러분이 앞으로 3개월 혹은 4개월간 다른 곳에 머무를 수 있다면 (에너지) 시스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전력 소비를 줄이면 부상병들이 입원한 병원에 전력 공급이 끊기지 않고 꾸준히 계속될 수 있다”고 BBC에 설명했다.

팀첸코 대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밀접한 역사적 관계를 이용해 에너지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에너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쌓은 정보를 러시아군이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동료였지만 이제는 적”이라며 “우리의 전력망이나 발전소 대부분을 알고 있는 그들은 이제 모든 지식을 러시아군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