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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엔 인권이사회 퇴출 ‘93개국 찬성’…北·中 반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유엔총회는 7일(현지시간) 긴급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가결했다.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한 나라를 제외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이 결의안에 찬성함에 따라 러시아는 인권이사국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쫓겨난 나라는 2011년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 진압한 리비아와 이번 러시아, 두 곳이 유일하다.

특히 러시아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안보리 이사국이 유엔 산하 기구에서 자격 정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의안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을 이유로 미국이 추진한 것으로 한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북한, 중국, 이란 등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날 결의안 통과는 우크라이나 부차 등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수백 명을 집단 학살했다는 증거가 드러남에 따라 이뤄졌다.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를 저지른 나라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는 유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인권과 인도주의 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의 인권침해 사례들을 적시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세르게이 끼슬리쨔 주유엔 우크라이나대사는 “러시아의 행동은 도리를 벗어났다. 러시아는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나라일뿐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보의 토대를 흔드는 나라”라며 결의안 찬성을 호소했다.

반면 겐나디 쿠즈민 주유엔 러시아차석대사는 “조작된 사건에 근거한 우리에 대한 거짓 혐의를 부인한다”며 부결을 촉구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