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협상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이 더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 웨비나에서 “유화책을 통한 억제는 전혀 억제가 아니다”며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겠다는 미국 정책 목표는 더는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외교가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희망이 유일한 행동 방침일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대화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대화와 군의 준비태세는 함께 가야 한다. 이상주의는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거나 연합훈련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쓸모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복원하고 연합준비태세를 강조하는 등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중점을 둬 기쁘다”며 “힘의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만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지, 약한 상태에서는 협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의 드론 침투를 언급하며 한국이 교전규칙을 마련하고, 모의훈련을 해 상부 허가 없이도 전술급 부대 단위에서 즉각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한국과 일본은 자체 핵무장 대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믿고 재래식 무장 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반복적으로 대화와 외교보다 도발로 흐르고 있다”며 “불행한 일로, 궁극적으로 북한을 위해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나 북한은 반복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북한의 접근이 변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합동 핵연습 논란과 관련해 “한·미 양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인 공동 대응 방안을 계획할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는 확장 억지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에 인식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엔 “확장 억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