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화적 이용 목적의 우주 프로그램을 가장해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고 미국이 평가했다.
미 국방부 소속 국방정보국(DIA)은 12일(현지시간) ‘2022 우주 안보 도전과제 보고서’를 공개하며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을 도전이자 위협 국가라고 적시했다.
DIA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우주 프로그램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가장해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의 시험을 가능하게 해 왔다”며 “이 시스템은 장거리와 다단계 탄도미사일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20년 미국의 해외 파트너 국가들의 방위산업을 겨냥해 수많은 사이버 작전을 했다”며 “다수의 북한 해커집단은 잠재적 우주 기술을 포함해 우주 산업을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활동이 억제되지 않으면 북한의 무기와 우주 시스템 개발, 조달 프로그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은하-3호 같은 위성발사체(SVL)가 이론상 다른 위성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북한은 2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고, 추가적인 우주 야심도 분명히 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주능력을 향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며 “이는 작전 목적으로 신형 또는 개조된 SLV나 위성을 개발하겠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2019~2021년 우주 위성을 70% 늘린 점도 주목했다. DIA는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이 계속 발전하고 있고, 궤도 정체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우주 영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하려는 양국의 의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정보·감시·정찰(IRS) 위성을 25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약 2배 수준”이라며 “중국은 위성을 교란하거나 손상할 다양한 수준의 레이저 무기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DIA는 “중국군 지도부는 우주 작전을 지상 군사 분쟁 중 미국 개입을 저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의 우주 기반 서비스를 무력화하는 시스템을 추구하고, 2020년대 중후반에 위성을 더욱 손상할 능력이 있는 레이저를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분야 수석 국방 정보 분석가인 케빈 라디어는 “달과 화성 탐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관심은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