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의 최고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다음 달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가 보도했다.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왕 주임은 이번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왕 주임은 중국 외교라인 최고서열로 한국의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장, 미국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해당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가장 최근 만난 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다. 두 정상은 대면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국면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둘은 지난해 12월에도 화상으로 회담했다. 시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19년 6월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국빈 방문이 마지막이다.
왕 주임의 이번 방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왕 주임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은 수수방관하거나 불에 기름을 붓지 않고, 우리의 방식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급선무는 휴전”이라고 말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두둔한 것과는 달리 휴전을 언급하며 전쟁을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이 다음 달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전쟁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친강 신임 외교부장은 다음 달 5일 중국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첫 회담을 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