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출판사가 인공지능(AI)으로 작성한 기사를 잡지에 활용했다. 날씨 예보와 주가 동향 등 단순 수치를 위주로 한 기사에 활용됐던 기술이 상대적으로 긴 호흡의 잡지 기사까지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와 맨스저널 등 유명 잡지를 출판하는 ‘아레나 그룹’이 AI 스타트업 재스퍼와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기술로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인공지능이 작성한 ‘달리기 기록을 단축하는 효과적인 팁’이나 ‘40세 이상 남성이 근육을 유지하는 법’ 기사가 건강 잡지인 맨스저널에 실렸다.
AI는 과거 17년 동안의 잡지 기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했다. AI가 과거 기사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스스로 언어를 선택, 조합하고 추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이 활용됐다는 것이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인공지능이 쓴 기사는 출판사의 인간 편집자들이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뒤 잡지에 게재했다. 작성자가 ‘맨스 피트니스 편집자’로 표기된 이 기사 앞부분에는 AI 기술이 활용됐다는 사실이 적혀있다.
출판사는 맨스저널 외에 애완동물이나 정원 가꾸기 등을 주제로 한 잡지에도 AI가 작성한 기사를 실었다. 다만 AI로 작성한 기사를 활용하고 있지만 인간을 대체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출판사는 기사 작성보다 독자에게 보내는 소식지나 광고용 콘텐츠, 동영상 제작 등에 AI를 활용할 예정이다.
챗GPT가 연일 화제를 일으키자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챗GPT에 맞설 제품을 개발 중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구글은 ‘클로드’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챗봇을 개발 중인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4억 달러(5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창립자의 일원인 대니엘라·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챗GPT와 같은 챗봇 클로드의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아직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개월 내 일반 대상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자 구글도 앤스로픽과 손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