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강진으로 인한 시리아 내 사망자가 정부 집계로 알려진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0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동지중해 지역 재난 대응 책임자인 릭 브레넌 박사는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사상자 수에 대한 질문에 “정확한 수치를 내기 어렵지만 최소 9300명이 숨졌다”고 답했다.
브레넌 박사는 “지금까지 정부 통제 지역에서 사망자 4800명, 부상자 2500명으로 기록됐고, 반군 장악 지역에서는 4500명이 숨지고 7500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HO는 여전히 반군 지역에서 더 많은 정보가 보고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피해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사상자 수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HO의 이날 사망자 집계는 종전 시리아 정부·구호 단체 발표치(3574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시리아 정부의 사상자 집계는 지난 며칠간 갱신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내전으로 인해 통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110t의 의약품이 지진 피해 지역으로 보내졌으며, 오늘 밤 더 많은 구호 물품을 실은 비행기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사망자 수가 2만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WHO가 집계한 시리아 사망자 수를 합치면 양국의 인명 피해는 4만명에 육박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유엔은 앞으로 사망자가 지금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