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 때 대면 회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찰풍선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블링컨 장관이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왕 위원과 회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회담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중국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양국 고위급 외교 당국자의 첫 대면 접촉이 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정찰풍선 문제로 이를 연기했다.
이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 블링컨 장관과 중국 고위 당국자 간에 예정된 회담은 없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오늘은 더 발표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미국은 이익에 부합하고 옳은 상황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 차원에서의 만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찰풍선 문제가 터진 이후 여야 모두로부터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도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땐 유감을 표명했지만, 최근에는 미국도 정찰풍선을 보내 자국 영토를 침공했다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주 “블링컨 장관은 중국 방문을 연기한 것이지 고위급 대화 종료나 취소를 한 게 아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분석가들은 인용해 “3월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양국이 만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