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영공을 침범해 격추된 중국의 정찰풍선에 탑재된 장비들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진을 미국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중국 측은 해당 풍선을 두고 “기후 관측 등 민간용 장비”라고 주장해왔지만, 공개된 사진에서는 정보 정찰용으로 보이는 탑재 장비가 부착돼있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미 공군의 고고도 정찰기인 U-2 정찰기에서 촬영한 중국의 정찰풍선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진은 U-2에 탑승한 조종사가지난 2월 3일 찍은 것으로, 당시 정찰풍선의 고도는 6만 피트(18.2㎞)였다.
앞서 미국 측은 U-2 정찰기가 촬영한 이미지를 토대로 “풍선에 탑재된 장치에 명백히 정보 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가 설치돼 있으며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에 충분히 큰 태양광 전지판도 부착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도 미국 측의 설명에 부합하는 장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풍선에 대해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에 쓰이는 중국의 민간용 비행선이며 기후 등의 영향으로 우발적으로 미국에 진입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해당 풍선이 중국이 주장한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 아니라 정찰용 풍선이라고 결론내렸다.
미국은 지난 4일 이 정찰풍선을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미군이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지난 17일 장비 복구 작업을 마친 후 버지니아 연방수사국(FBI) 연구실로 옮겨진 상태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풍선을 미국이 군사용으로 간주해 격추한 것을 ‘무력 남용’으로 규정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중앙정치국 위원은 미국의 풍선 격추를 “상상조차 할 수 없고 히스테리에 가까우며 무력을 남용한 것”이라며 “명백한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