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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찰스3세, 독일 찾는다… EU와 관계 회복 도모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9일(현지시간) 이웃 나라 독일을 방문한다. 지난해 9월 즉위 후 처음이자 영국 국왕으로선 8년 만에 국빈 방문이다. 이번 방문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긴장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사흘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과 함부르크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BBC 등이 밝혔다. 이보다 앞서 27일 프랑스부터 방문하는 게 당초 계획이었으나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격화되며 정상적인 일정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취소됐다.

국왕이 첫 국빈 방문지로 이웃 나라인 프랑스와 독일을 택한 것은 영국이 외교 우선순위를 유럽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 EU와 대립각을 세워 왔으나 지난해 가을 리시 수낵 총리 취임 뒤에는 유럽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가장 큰 무역 동반자인 EU와의 관계 악화를 피하고 협력을 택한 것이다.

찰스 3세는 지난달 윈저성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만났다. 그는 베를린에 방문해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외국 원수로선 처음으로 군의 환영 의례를 본 뒤 영국 국왕으로서 처음으로 독일 연방의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찰스 3세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주최하는 연회에서 독일 친척들을 만나고 연설 중 독일어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찰스 3세는 부모 양쪽으로 모두 독일과 연결돼있다. 이후 함부르크에선 2차대전 연합군 폭격으로 파괴된 교회를 방문해 화해의 뜻을 전하고 친환경 기술 업체 대표들을 면담한다.

영국 왕실은 영국을 넘어 ‘글로벌 군주’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발휘해왔다. 이 때문에 국왕의 국빈 방문은 총리 행사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