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연방준비제도가 실리콘 밸리 은행 파산 사태는 관리 부실과 감독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회생 불능에 가깝다는 판단에 연방예금보험공사 FDIC 관리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돼 실리콘 밸리 은행 파산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방준비제도는 오늘(28일) 실리콘 밸리 은행 SVB붕괴에 대한 검토 결과 보고서에서 극도로 열악했던 SVB의 관리 체계, 느슨한 정부 감독, 약화한 규제가 사태를 야기했다고 적시해 연준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 보고서는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주도적으로 작성했다.
연준은 당국의 은행 감독자들이 사태가 커지는 것을 보고서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며 연준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준은 SVB의 자산규모가 2019∼2021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와중에 그 지배구조, 유동성, 금리 리스크 관리에 있어 중대한 결함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판단은 상황이 악화하고 SVB의 안전·건전성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대두됐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바 부의장은 연준이 은행의 위험과 취약성을 더욱 신속하게 식별하도록 은행 감독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 성명에서 SVB 붕괴 이전에 은행 경영진이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했고, 연준도 문제를 확인하고도 충분히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자성하면서 "우리가 배운 것을 토대로 연준의 감독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서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나는 우리의 규칙과 감독 관행을 다루기 위한 바의 권고를 지지·동의하며 그것이 더 강력하고 탄력적인 은행 시스템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휘청거리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관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상황이 더 악화했고, 민간 부문을 통한 구제도 더 이상 시간이 없는 것으로 당국이 판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CNBC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구제대책 가운데 연방예금보험공사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국이 개입한다면 지난달 SVB, 실리콘밸리은행이 갑작스러운 현금 대규모 인출, 뱅크런 사태로 부도위기에 처하자 연방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으로 임명 전철을 밟는 것입니다.
연방보험공사의 파산 관재인 임명 가능성에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43% 급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연방보험공사가 관리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보도가 나온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40%대 폭락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