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순항하는 듯했던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간 부채한도 실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부채한도 상향 문제와 연계된 정부 지출 삭감을 둘러싸고 양측간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오늘(19일) 실무 협상이 일단 중단됐기 때문이다.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시한은 이르면 다음달(6월) 1일로 임박한 가운데 금명간 실무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디폴트 위기감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 하원의장은 오늘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백악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떤 조치도 없다"면서 "잠시 협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어제까지는 협상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는데 쉬운 단계는 넘어갔고 이제 어려운 것만 남았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어제는 나도 협상 타결의 길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고 느꼈다"면서 "우리는 내년(2024년)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없다. 작년(2022년)에 우리가 쓴 것보다 더 적게 써야 한다. 간단하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의 지명을 받아 백악관 실무팀과 협상 중인 가렛 그레이브스(공화당·루이지애나) 하원의원도 이날 실무 협상장에서 나와 하원 공화당과 백악관간 간극을 지적하면서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시 중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실무 협상 재개 가능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 공화당과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추가적인 대화가 현시점에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실무팀은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합리적인 초당적 해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 등 의회 지도부와 지난 16일 부채한도 논의를 위한 2차 협상을 벌였다.
이어 협상 권한을 가진 백악관과 공화당 실무자간 협상이 진행됐으며 공화당의 협상 중단 선언 전까지는 실무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인 17일에 협상 타결을 자신하고, 매카시 의장도 같은 날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실제 백악관은 당시 글을 올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협상팀으로부터 초당적 예산 틀에 도달하고, 협상 경과에 대한 업데이트를 요청해 받았다"면서 "협상팀은 대통령에게 꾸준한 진전(steady progress)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특정 부문에 대한 예산 삭감 문제에서 근본적 입장차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무 협의가 교착되면서 해외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21일 귀국해 부채한도 협상을 최종 타결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방 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상한인 부채한도가 제때 상향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오늘 협상 교착 사실이 알려지자 S&P 500 지수는 한때 장중 고점 대비 0.8%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이 아니고 과거 부채한도 협상에서도 타결 전까지 강도 높게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 귀국 이전에 실무협상이 재개되지 못할 경우 내주께로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 간 담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양측이 벼랑끝 협상에서 걸림돌을 해소하고 극적인 급반전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