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진행자 밥 바커가 별세했다.
낸시 버넷의 홍보 담당자 로저 닐은 오늘(8월26일) 은퇴한 전 사회자 밥 바커가 향년 99세를 일기로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로저 닐은 공식성명에서 밥 바커 사망과 관련해서 고령에 따른 숙환으로 자연사했다고 전했다.
로저 닐은 밥 바커의 오랜 친구이면서 밥 바커 건강 관리를 책임졌던 낸시 버넷 요청으로 별세 소식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밥 바커는 1956년 당시 NBC TV의 Daytime Show였던 Truth or Consequences 사회를 맡으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1972년 CBS TV에서 ‘The New Price is Right’을 맡으며 밥 바커는 전설적인 사회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1956년부터 1965년까지 9년간 전파를 탔던 빌 컬랜이 진행한 쇼를 부활하면서 ‘New’ 단어가 들어갔는데 이후 밥 바커 진행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New’가 사라진 ‘The Price is Right’이 됐다.
밥 바커는 ‘The Price is Right’을 2007년까지 무려 35년을 진행해 자니 카슨이 ‘The Tonight Show’를 통해 세운 29년7개월 22일을 깨고 한 방송사에서 한 프로그램을 연속 진행한 최장수 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있는 상황이다.
밥 바커는 ‘The Price is Right’으로 전국 주부들의 우상이 됐는데 특유의 친근하고 편안한 진행과 적절한 조크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특히 밥 바커가 청중들 중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사람 이름을 호명한 후 이름이 불린 사람이 응답하면 나오라고 하는 ‘Come on Down!”은 그야말로 ‘The Price is Right’을 상징하는 전국적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각종 제품을 보여주고 가격을 맞추는 단순한 포맷임에도 불구하고 밥 바커의 천부적인 진행 능력으로 ‘The Price is Right’은 국민쇼가 됐다.
한창 쇼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는 청중들 중에 이름이 불리운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나와서 흥분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가격을 맞춰서 무대 위로 올라간 사람들이 밥 바커와 마주할 때 너무나 기분이 좋아 포옹하고 키스하는 장면도 많이 나왔다.
밥 바커는 83살이던 2007년 은퇴를 선언했고, 드류 캐리가 후임자가 됐다.
드류 캐리는 당시 제작진으로부터 밥 바커 후임이라는 통보를 받고 미쳤냐며 사람들에게 살해당할 것이라고 절대 맡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만큼 전설적인 국민 MC로서 밥 바커 위상이 절대적이어서 밥 바커가 없는 ‘The Price is Right’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드류 캐리는 밥 바커와 함께 ‘The Price is Right’에 나서서 밥 바커로부터 공개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진행을 맡기로 했다.
밥 바커는 35년간 ‘The Price is Right’을 진행하면서 모두 14번에 걸쳐서 Daytime Emmy Awards’를 수상했고 1999년 Daytime Emmy Awards에서는 공로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TV 방송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밥 바커는 한 때 법적 분쟁에 휘말리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프로그램의 보조 진행자인 모델로 ‘The Price is Right’에 한동안 출연했던 한 여성이 1994년 밥 바커를 상대로 성희롱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게다가 이 여성을 시작으로 6건의 소송이 추가됐는데 성희롱과 인종차별, 부당해고, 최악의 업무 환경 등이 이유였다.
밥 바커는 이같은 혐의를 모두 강하게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았고 왜곡과 과장, 노골적 거짓 등을 담은 소송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소송들은 모두 기각되거나 취하되거나 법정 밖에서 합의로 해결됐다.
밥 바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포기한 여성들 중 일부는 소송을 끝까지 끌고갈 재정적 자원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