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유학생들이 최근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그 원인으로 서방과 긴장 관계 고조, 관료주의, 취업난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급감했던 외국 유학생이 지난해부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특히 미국과 한국 유학생들의중국 외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과거 중국 유학생들이 취업에 유리했던 것과는 달리중국을 외면하는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류언론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외국 유학생 수가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8만9천751명) 줄어든 뒤 2022년(11만4천112명)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사정은 여의치 않은 듯합니다.
중국 교육부는 팬데믹에서 완전히 벗어난 2023년 유학생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중 미국 대사관 측은 2011∼2012년 1만 5천명에 달했던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 수가 최근 350명까지 줄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중국 유학 알선 플랫폼인 차이나어드미션의 리처드 카워드 설립자는 특히 미국과 한국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학생이 중국을 외면하는 이유로는우선 서방과의 긴장 고조가 꼽혔습니다.
중국이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과의 갈등으로 인해 유학 이후 진로가 협소해질 것을 우려해 유학생들이 중국을 꺼린다는 겁니다.
미국이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 강화로 중국이 인공지능(AI) 제품은 물론 기술에 대한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가운데 중국 유학생 쓸모가 적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의식한 선택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데이터 보안법에 이어 국가기밀보호법을 강화한 것도 외국 유학생들이 중국을 기피하는 요인입니다.
실제 중국은 자국 내에서 수집하거나 생산한 데이터의 외국 반출을 차단하고, 위반 시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데이터보안법을 지난 2021년 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인들의 '탈 중국' 현상도 두드러졌지만, 유학생들도 데이터 수집 어려움으로 논문 작성에 큰 장애가 생기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의 여전한 관료주의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이 좀처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취업난도 유학생들의 중국 선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면서이전에는 중국어를 구사하는 중국 유학생이 취업 시장에서 유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기업들의 대 중국 직접 투자액(FDI)이 330억 달러에 그쳐 1993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이는 중국 내 외국 유학생의 급감과도 연관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