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내와 “우크라이나 여성은 성폭행해도 괜찮다”는 대화를 나눠 국제 사회 공분을 산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혔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일 기오르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제108 소총 연대 소속이었던 로만 비코프스키(27)는 최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 인근에서 붙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내 반체제 인사인 일리야 포노마레프 전 하원의원은 비코프스키를 ‘범죄 군인’이라고 칭하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비코프스키는 앞서 아내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해도 된다는 내용의 농담을 나눈 사실이 드러나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보안 서비스 도청에 의해 녹음, 공개된 이들 부부의 통화 녹음에서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은 “그래 거기서 그냥 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성폭행해”라며 웃었다.
그러자 남성은 “그럼 성폭행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나?”라고 대꾸했고, 여성은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를 테니까 (그렇게 하면 된다. 대신) 콘돔 잘 써”라고 말했다.
이후 자유유럽방송(RFE)은 지난 16일 통화의 주인공이 비코프스키와 그의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27)라고 신상을 공개했다. 이들에게는 4살 아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코프스키는 그러나 해당 녹취에 담긴 것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자신은 헤르손이 아닌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보안국 측은 “해당 통화 녹음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감청 결과 러시아 병사 가족들의 80%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외에도 러시아군에 의해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 인권 감시 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의 도시에서 철수한 후 더 많은 성폭행 피해 사례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성폭행은 전쟁 범죄에 해당하며 성폭행으로 기소된 군인은 국제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군사 지휘관은 성폭행을 묵인할 경우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