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지속 가능한 교회사역 신학이 길을 모색하다


1인 가구, 디지털 공간, 하이브리드 처치, 탄소중립 에너지 교회, 공동 주일학교, 청소년 교육….

미래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주제들이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의 당면 위기를 극복할 과제들로 언급됐다. 교회와 사회의 다리가 되는 융합 학술프로젝트 연구계획 발표회 현장에서 박사급 연구원들이 쏟아낸 열쇳말이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29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 소양관에서 ‘2022년도 학술프로젝트 2차 심사 연구 프로포절 발표회’를 열었다. 전국 2000여 신학자들이 소속된 한국기독교학회는 구약학회 신약학회 조직신학회 기독교윤리학회 실천신학회 등 14개 산하 학회의 연합체다. 학회 임원인 교수뿐만 아니라 김경진(소망교회)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목사 등이 함께해 ‘뉴노멀 시대 사회·목회 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신학·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응모한 학술 프로젝트 발표를 청취하고 질의응답을 거쳐 최종 연구비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박재필(장신대) 조성돈(실천신대) 교수,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 조성실 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이 팀을 구성해 ‘하이브리드 교회 목회 매뉴얼’ 연구 계획을 발표해 선정됐다. 하이브리드 교회는 대면과 비대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더 이상 대립과 대체의 이분법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두 영역 모두에서 어떻게 하면 더 진정성 있게 예배드리고 목양으로 성도들과 함께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다.

연구팀은 코로나가 끝나도 예배의 온라인 활용이 확장되는 등 디지털 공간으로서의 교회 위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디지털이 비대면을 가속화함으로써 사회가 원자화되고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세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교회는 고립된 개인을 어떻게 공동체로 연결할 것인가란 과제에 정면으로 노출돼 있다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3가구 중 1가구는 이미 1인 가구이며, 서울 관악구는 60% 이상이 1인 가구다. 서울시는 앞으로 5년간 5조원 이상을 들여 1인 가구 지원센터를 25개 자치구 전역에 설립하고 고독사 방지법 실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팀은 교회가 디지털 성숙도를 측정해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전환을 위한 유기적 채널을 구축하고 나아가 1인 가구의 교회 안 다중이용 시설 활용을 위해 함께 식사하는 ‘소셜 다이닝’ 등을 통해 전도 축제 형태로 나아가는 방법 등에 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성아 한국성서대 교수를 포함한 3인의 연구팀은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 공간으로서 Hybrid Church(하이브리드 교회) 구축 매뉴얼 개발 연구’ 계획을 발표해 역시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교육공학 전공자인 이 교수는 “서울 송파구 개척교회 목회자의 사모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예배 친교 교육 전도 봉사 즉 교회의 5대 사역 분야에서 중소형교회들이 즉각 실천 가능한 매뉴얼 작성이 목표였다. 모이는 예배를 돕는 온라인 아카이브 구축,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등 익숙한 도구로 친교를 돕는 방법, 제페토 게더타운 구글클래스 등 공간을 뛰어넘는 메타버스 교육, 지역 커뮤니티 기반 애플리케이션인 당근마켓, 숨고 등을 활용한 전도, 비대면 방식도 끌어안는 사회 구제와 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 교수는 “5대 영역 가운데 교회 상황에 맞게 취사선택할 수 있는 모듈화를 꾀할 예정”이라며 “작은 교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기후위기 시대 지역사회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교회 역할을 집중 연구한 과제, 지역 중소형교회의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기독교 교육 활성화, 코로나 이후 작은 교회 목회 현장을 위한 청소년 교육 매뉴얼 등이 최종 후보에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탄소중립이란 문명사적 대전환에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지혜를 모으자는 취지, 코로나 이후 초토화된 중소형교회 교회학교 문제를 공동육아 방식의 지역교회 연합교육으로 극복해 보자는 제안 등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심사평에서 “현장 목회자로서 학자들의 발표를 듣고 도전을 받았다”면서 “신학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잇는 가교가 되어, 현장 목회와 함께 손잡고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