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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남가주 집값 ‘제자리걸음’…고금리·관세 불확실성에 주택시장 관망세

남가주 주택가격이 지난달(4월)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4월 남가주 6개 카운티의 평균 주택 가격은 88만 4,981달러로 전달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전이었던 2024년 4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불과 0.7%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9%였던 연간 상승률이 크게 꺾였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집값 상승세가 둔화한 주요 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 매물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등을 꼽는다. 

특히 만약 무역정책이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면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로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라 응(Kara Ng)은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향후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4월 기준 LA카운티의 매물은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모기지 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존 주택 소유주들은 팬데믹 기간 얻은 초저금리 모기지를 유지하기보다 이를 이제는 포기하고 이사하는 것을 점점 더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매물은 늘고 있지만, 첫 주택 구매자들은 여전히 가격 진입 장벽에 막혀 있어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질로우는 현 시점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며, 내년(2026년) 4월까지 LA-오렌지카운티 광역권의 평균 집값은 지금보다 1.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도 일부 지역에서는 다소 하락했지만, 올해 1월 발생한 LA카운티 산불의 여파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후 공실률이 상승하면서 집주인들이 렌트비 인하 압박을 받았지만, 대형 산불로 수천 채의 단독주택이 전소되면서 많은 이들이 임대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재난 지역 인근의 대형 유닛은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산불 피해가 컸던 퍼시픽 팔리세이즈와 인접한 산타모니카에서는 4월 기준 렌트비가 전년 대비 4.5% 상승했다. 

이와 달리, 피해 지역이 아닌 LA 전체 평균 렌트비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아파트리스트(ApartmentList)에 따르면, 이튼 산불이 난 곳 인근 패사디나의 렌트비도 5.4% 상승해, 재난의 여파가 일부 지역에서 확실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가주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고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재난 요인 속에서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단기적 급등보다는 소폭 조정과 지역별 편차가 뚜렷한 모습으로 전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