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 이후, 찰리 커크를 비판하거나 죽음의 의미를 축소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미국 내 교사와 직장인들이 잇따라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고 있다.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한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아예 일자리를 빼앗거나 보직을 해임하는 등의 조치로 사실상 비판 자체를 막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인들의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된다는 주장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엇갈리고 있다.
동남부 지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한 공립학교 교사가 찰리 커크의 사망과 관련해 “미국이 오늘 더 위대해졌다”라는 글을 올린 뒤 즉시 해고됐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낸시 메이스 연방하원의원이 공개적으로 교사 해임을 촉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NBC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뉴욕, 애틀랜타 등에서도 최소한 10여 명의 교사들이 유사한 글을 올렸다가 정직이나 해임 등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남부 테네시 주 중부에 위치한 미들 테네시 주립대에서 한 직원이 찰리 커크 사망에 “동정심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언급한 뒤 곧바로 퇴출됐다.
이에 대해 ACLU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부는 정치적 발언을 개인적인 자격으로 했다는 이유로 교사와 교수들을 표적으로 삼아 해임하는 것은 사실상의 협박 캠페인이라고 비난했다.
민간기업과 항공사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다.
패스트푸드 체인 ‘프레디스’, NFL 카롤라이나 팬더스, 워싱턴 D.C. 소재 대형 로펌 퍼킨스 코이는 직원들을 해고했으며, 오피스디포 모기업 ODP는 미시건 주의 한 자사 매장에서 직원이 찰리 커크 추모 포스터 인쇄를 거부했다는 영상이 공개되자 즉각적으로 해당 직원을 해고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항공 등 항공사들도 찰리 커크 관련 게시글을 올린 직원들을 징계했으며, 연방 교통부 션 더피 장관은 아메리칸항공의 조치를 지지했다.
언론계와 문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카렌 아티아는 정치 폭력과 인종적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칼럼니스트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고 밝혔다.
MSNBC 애널리스트 매튜 다우드는 방송에서 찰리 커크를 “증오 발언을 퍼뜨린 인물”이라고 언급한 뒤 물러났다.
MSNBC 경영진은 매튜 다우드의 발언에 대해서 “부적절하고 수용할 수없는 수준”이라고 규정하고 사과했다.
DC코믹스는 작가 그레첸 펠커-마틴이 찰리 커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아, 최근 출간한 만화 시리즈 ‘레드 후드’를 전격 취소했다.
이번 사태는 공화당이 최근 수년간 강조해온 ‘반(反)캔슬 컬처’ 주장, 즉 표현의 자유를 보호했던 모습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외국인 유학생이나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매우 유사한 제재 방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검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