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핵 공격 모의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FP 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발트해 동남부 연안에 있는 지역 칼리닌그라드에서 핵 공격 모의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최서단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유럽연합, 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여 있고 현재 NATO 미가입 국가인 스웨덴에 인접한 주이자 도시다.
독일의 대표적인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태어난 곳으로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식 표현이고, 독일명은 쾨니히스베르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핵 공격 모의훈련을 실시한 것은 사실상 핵무기를 앞세워 심적 압박을 가하는 시위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더 고조되면서 EU와 러시아의 갈등 수위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틀전 자국군이 칼리닌그라드 서부 영토에서 가상의 적을 겨냥한 핵탄두 미사일 공격 연습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동식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가상으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국방장관의 공식 발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가상 적국의 미사일 발사대를 비롯해서 비행장·사회기반시설·군사장비·군사지휘소를 대상으로 모의 타격 연습을 했다.
시뮬레이션 후에는 군 장병 100명 이상을 동원한 훈련도 이어졌다.
러시아는 적의 원점 보복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 발사 위치를 즉각 바꾸는 기동훈련과 함께 전투부대가 방사능·화학무기 공격을 당했을 때를 가정한 대응 훈련도 했다.
AFP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며 자국의 핵전력을 경계태세로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구체적으로 ‘번개처럼 빠른 보복’을 하겠다고 협박했는데 번개처럼 빠르다는 표현에서 핵 미사일을 언급한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이후에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서자 러시아는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강력하게 위협했다.
현재 칼리닌그라드에는 러시아의 핵무기 저장 시설이 있고, 2018년부터 이스칸데르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런 지정학적 배경이 있는 탓에 러시아의 이번 핵 모의 훈련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NATO 가입 움직임을 경고하는 동시에 칼리닌그라드의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도에 더해서 EU 전역 모든 회원국들에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일) 프랑스 르 피가로지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은 이번 핵 모의 훈련 관련해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서 극초음속 핵미사일 사르맛을 발사하는 경우 런던 202초, 파리 200초, 베를린 106초 등으로 도달하기 때문에 요격없이 타격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방송 토론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AFP 통신은 러시아 국영TV가 최근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 러시아의 국민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202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저명한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 노바야가제타(러시아 독립언론) 편집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2주 동안에 걸쳐 러시아 TV에서 핵 저장고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를 상당히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여론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처럼 핵무기 공격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서 논란을 빚고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올해(2022년) 들어 두 번째 핀란드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국방부는 이틀전 오전 10시40분쯤 러시아 군용 수송 헬리콥터 한 대가 핀란드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군은 덴마크와 스웨덴 영공을 침투한 일도 있었는데 지난달(4월) 29일 러시아 정찰기가 발트해에 있는 덴마크 보른홀름섬과 스웨덴 영공을 침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