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었던 캐나다가 이제 러시아보다 오히려 미국을 더 큰 '글로벌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의 최신여론조사에서 캐나다인들의 거의 절반 정도가 세계 평화 관련해 미국을 최대의 위협적인 국가로 꼽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구상 등 계속 이어진 막말성 발언과 행태로 인해 캐나다인들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다다른 분위기다.
폴리티코가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서 미국을 훨씬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번 폴리티코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응답자의 약 절반에 달하는 48%가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으로 미국을 꼽았다.
이는 러시아를 위협으로 지목한 비율 29%를 19%p나 대단히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캐나다 응답자들의 2/3가 넘는 69%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도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타국과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 캐나나 양국의 관계 악화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났다.
캐나다인들의 절반을 훨씬 넘는 58%가 미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우방이 아니라고 답했다.
42%는 미국이 이제 동맹조차 아니라고 단정 지었다.
반면 여전히 파트너십이 유지되고 있다고 여전히 믿음을 가진 캐나다인들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이러한 캐나다인들의 반미 감정 바탕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에 대해서 미국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는가 하면, 캐나다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을 상대로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며 경제적인 압박을 가해왔다.
최근에는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윈저를 잇는 46억 달러 규모의 '고디 하우 국제교량' 개통을 볼모로 잡고, 미국에 지분 50%를 넘길 것까지 요구하면서 캐나다와 갈등의 정점을 찍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 행태에 대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의 속국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들의 시선도 차갑다.
최근 실시된 Kekst CNC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이 느끼는 미국의 위협 수준은 중국인들이 느끼는 수준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고브(YouGov)의 유럽 트래커 데이터 역시 201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미국에 대한 인식이 역대 최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폴리티코 조사에서 캐나다인들의 49%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후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양국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에 대한 희망을 언급했다.
다만 29%의 캐나다인들은 이미 미국과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