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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에 대한 인식 1년새 급변…동맹 중 가장 긍정 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한국 내 인식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파트너로서 신뢰한다는 한국 국민이 급증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1년 새 가장 증가한 국가로 꼽혔다.

퓨리서치센터는 22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국과 한국, 일본, 캐나다 등 미국 핵심 동맹 17곳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 평가 중위값이 6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우호적 평가 중위값은 35%였다.

미국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폴란드(91%)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한국(89%), 이스라엘(83%), 일본(70%)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지난해보다 12% 포인트 늘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큰 긍정적 인식 변화를 보였다.

영국(64%), 독일(63%), 이탈리아(61%) 등 나토 동맹 주요국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60%대 수준을 나타냈다. 그리스는 48%로 유럽 국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말레이시아(44%), 싱가포르(51%), 호주(54%)에서도 미국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높지 않았다.

미국은 그러나 대부분 국가에서 우호적 평가보다 파트너로서의 신뢰도 점수를 더 높게 받았다. 17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 중위값은 79%였다.


이 조사에서도 한국은 인식이 가장 크게 바뀐 국가였다. 미국을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 83%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58%였다. 1년 만에 25% 포인트가 급증한 것이다. 반면 부정적 답변은 42%에서 16%로 26%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 평가가 급증한 국가는 스웨덴(84%·21% 포인트 증가), 캐나다(84%·16% 포인트 증가), 호주(79%·16% 포인트 증가) 등 순으로 나타났다.

파트너로서의 신뢰도 평가 점수는 네덜란드(89%), 폴란드(86%)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말레이시아(43%), 그리스(53%), 프랑스(62%) 국민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조사 대상국 모두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우려했다. 설문 대상 국가의 대부분(74%)이 미국에서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강한 갈등이 있다고 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 평가는 크게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관계에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17개국 응답자는 60%였다. 그러나 올해 처음 조사를 시작한 폴란드, 이스라엘,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14개국에서는 긍정 평가가 57.3%로 지난해(74.6%)보다 17.3% 하락했다.

이탈리아(긍정평가 45%)에서는 수치가 30% 포인트 급락했고, 그리스(41%)·스페인(48%)·싱가포르(48%)·프랑스(53%)에서도 21~26% 포인트 하락이 나타났다.

한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70%로 지난해(67%)보다 3% 포인트 높아졌다. 조사 대상국 중 긍정평가가 올라간 유일한 국가다.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미지는 급락했다. 미국을 포함한 18개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10%, 푸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9%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긍정 평가는 18%였다.

이번 조사는 미국과 유럽 10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스웨덴, 벨기에), 한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이스라엘 등 핵심 동맹 및 파트너 7곳 성인 2만3484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5월 11일까지 진행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