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 해외 각국을 방문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정치 행사다. 20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지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국, 일본 순방에는 언제나 백악관을 출입하는 전 세계 언론사 수십 곳이 동행한다.
미국 대통령이 향하는 나라와 현지 방문지는 모두 일정을 함께하는 기자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 미 백악관은 자국 대통령이 해외로 나갈 때마다 동행 기자단 신청을 받는다. 동행 기자단은 미국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풀(pool) 기자단’과 미국 주재 외신 특파원이 있는 일반 기자단으로 나뉜다.
풀 기자단은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함께 타며 일반 기자단은 미디어 전세기에 따로 탑승해 이동한다. 이번 방문엔 풀 기자단 13명, 일반 기자단엔 특파원 54명이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가을 이탈리아와 영국 등을 순방했을 때는 200명이 넘는 기자단이 동행했다.
일반 기자단이 탄 미디어 전세기는 에어포스원보다 반나절 이른 19일 밤(미 동부시간) 워싱턴DC 인근 델레스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기자단 전세기는 방문 국가에 미리 도착해 취재를 준비하라는 취지에서 에어포스원보다 이르게 출발한다. 기자단 전세기는 동행 언론사가 분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항공편보다 훨씬 비싸다.
백악관은 3주 전 내·외신에 동행 취재 신청을 받는다. 신청 시 인당 1만 달러(약 1300만원) 안팎을 내야 하는데 전세기 요금,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을 따져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백악관을 출입하는 한 외신기자 “전세기 이용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백악관 출장 때는 비용 절감을 위해 개인별로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세기 탑승은 간단하다. 백악관이 출국을 위한 행정 절차를 사전에 끝마쳐 놓기 때문이다. 집결지인 공항 인근의 한 호텔에 모여 신분을 확인하고 짐을 부친 뒤 버스에 나눠타 전세기가 있는 활주로로 직행한다. 비행기 탑승 전 보안 검색은 없었다. 전세기는 한국시간 20일 오전 1시쯤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방호복을 착용한 미군 병사다. 이들은 미리 마련해 둔 코로나19 검사장으로 기자단을 안내했다.
입·출국장의 보안 검색보다 ‘보건 검색’이 더욱 엄격했다.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는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미국을 출국하는 그날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임을 확인받아야 하며, 순방 일정 중에도 매일 자체 검사를 해 백악관 대변인실에 알려야 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아시아에서는 특히 일본 언론사가 방문 국가와 관계없이 취재에 적극적인 자세라고 귀띔했다. 이번 순방엔 아시아 지역 언론사에 파견된 기자가 상당수 일반 기자단에 들어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