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전국에서 총기 규제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라갔지만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예산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참혹한 대형 사건이 터졌는데도 지난 2020년까지 총기 폭력의 원인과 대책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 예산은연간 1천만 달러를 넘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레이첼 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로 인해다수의 무고한 희생자가 속출하는데도총기 폭력 연구에 지출한 연구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집계한 사망원인별 연구 예산 자료를 근거로총기 폭력에 관한 연구가 저조한 이유를 예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어제(30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폭력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정책 결정에 참고할 연구 자료는 빈약한 주요 원인은 예산 문제라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5년까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총기 폭력 연구에 지출한 연구 예산은 연평균 200만 달러(약 25억원)에 그칩니다.
이런 금액은 소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다 소진될 수준입니다.
이처럼 연구 예산이 부족한 데에는CDC 예산 관련 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전미총기협회(NRA)의 적극적인 로비 속에서 통과된 개정법은 CDC가 부상을 예방하고 통제하는 데 연구 예산을 쓸 수 있지만,총기 규제를 촉진하거나 옹호하는 데 지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런 규제는 총기 폭력에 대한 연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CDC의 관련 연구를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7명이 숨진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 총기난사 사건 등의참혹한 총기난사에도 지난 2020년까지 CDC의 총기 관련 연구 예산은 연간 1천만 달러(약 124억원)를 넘은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사망 건수 1건당 연간 연구 비용으로 따지면 총기 폭력 1건에 420달러의 연구 예산이 지급됐지만,약물 중독에는 이보다 38배 많은 1만 6천 달러가 지급됐습니다.
향후 총기 폭력 관련 연구 예산은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총기 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비롯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줄 만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라디오코리아뉴스 레이첼 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