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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자이언트 스텝에 R의 공포↑…미국인 4분의 1 “금융위기 때보다 나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을 밟기로 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시장은 물가안정을 위한 강력 대응 의지를 보인 것에 안도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 애널리스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리서치노트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이는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 성장률은 이미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도 작다고 관측했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경제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더욱 뿌리내리고 있고, 소비자 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 조치를 취한 만큼 2023년 중반부터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구겐하임의 스콧 미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소비자 지출의 둔화를 고려할 때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감소한 것이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 지표다.

가디언은 “인플레이션을 견딜만한 수준으로 낮추려면 경기 위축과 실업률 증가가 필요하다고 보는 경제학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날 자체모델 분석에서 2024년 초까지의 경기 침체 확률이 72%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바라보는 경기 전망은 더 좋지 않다. 이코노미스트가 유고브에 의뢰한 여론조사((6월 11~14일 성인 1500명 대상)에서 ‘미국이 경기 침체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2%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54%가 ‘상황이 더 나쁘다’고 답했다. 미국인 4명 중 1명은 지금 상황이 금융위기 때보다 나쁘다고 본 셈이다. 당시와 비슷하다는 응답도 13%였다. 금융위기 때보다 낫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묻는 말에 응답자 43%는 ‘경기침체’, 33%는 ‘경기둔화’를 언급했다. ‘안정됐다’(14%)거나 ‘성장 중’(10%)이라는 답변은 많지 않았다. 응답자 38%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43%는 ‘보통 수준’, 19%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는 경기 침체의 지표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 증가(54%)를 꼽았다. 이어 실업률 등 일자리 지표(19%), 주식시장(11%) 등 순으로 나타났다.

뉴욕 증시는 연준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안도하며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46%), 나스닥 지수(2.50%) 모두 전날 내림세를 회복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