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세계 최악 수준의 겨울철 대기오염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도 당국은 초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총리는 이날 “대기 오염이 악화하고 있어 5일부터 초등학교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질이 개선될 때까지 중학생의 학교 야외 활동도 금지된다”며 “필요하다면 홀짝제 등교제 등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일부 학교들은 이미 야외 체육 수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가인 빔렌두 자는 트위터에 “공기질지수(AQI) 500 이상에서 숨을 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일부 어린이는 이미 폐질환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뉴델리의 일부 지역에서는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750㎍/㎥ 수준까지 육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권고 기준이 15㎍/㎥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의 50배까지 대기질이 악화한 것이다.
뉴델리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펀자브주 등 북부 지역 추수 잔여물 소각과 축제 관련 폭죽 연기, 난방·취사용 폐자재 소각으로 인한 독성 물질 확산, 저감 장치 없는 발전소·공장 및 노후 차량 매연 등이 겹치면서 최악의 스모그에 시달린다.
부펜더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지난 2일 트위터에 “누가 델리를 가스실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야당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야다브 장관은 야당 보통사람당(AAP)이 집권한 펀자브주의 논밭 연소가 많이 증가했고 역시 AAP가 집권 중인 델리주가 대기오염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저격한 것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