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2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최대 패배자 중 한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공화당 압승을 발판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공화당이 연방하원에서 예상보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에 그친데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자신이 지원한 이른바 ‘트럼프 키즈’가 대거 낙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등 국정 운영에 불만이 많지만 그 대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는 분명한 뜻을 보여줌으로써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안겨줬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충격적인 선거 결과를 받게됐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화려한 모습으로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다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끝난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상밖의 결과에 당혹스러운 모습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대거 내보낸 측근들, ‘트럼프 키즈’ 성적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데다 공화당 압승 시나리오도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당초 전망에 비해 공화당 바람이 불지 않은 것도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 내보낸 후보들 경쟁력도 떨어져 인물 검증을 제대로 하지도 않은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들 ‘트럼프 키즈’들은 특히 경합지에서 약세를 보여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상원 다수당 지위를 결정짓게될 유력한 경합지 중 하나였던 펜실베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메멧 오즈 공화당 후보가 존 페터맨 민주당 후보에 패하면서 민주당이 연방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데 큰 발판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인 메멧 오즈를 지원하기위해 펜실베니아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를 하는 등 총력 지원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수개월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존 페터맨 후보는 잠잠한 공화당 바람속에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펜실베니아, 네바다 등과 더불어 최대 경합지인 조지아주에서도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가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풋볼(NFL) 선수 출신으로, 댈러스 카우보이스 스타플레이어였던 허셜 워커는 흑인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절친’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한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는 공개적으로 낙태에 반대하는 강력한 보수적 스탠스를 취했지만 과거 애인에게 낙태를 강요하며 수술 비용을 준 사실이 드러나 치명상을 입었다.
이처럼 측근들이 중요한 경합지에서 졌거나 패배할 가능성이 높고 공화당 바람도 기대와 달리 별로 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롯해 전반적인 국정운영 기조에 큰 불만을 나타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화당에게 근소한 연방하원 승리를 주면서도 민주당이 연방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승리’를 주장하며 당초 계획대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물론 선거에서 승리한 측근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어서 승리한 측근들을 내세우며 대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비서 등을 맡았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공화당 후보는 아칸소 최초 여성 주지사에 당선됐다.
2020년 대선은 부정 선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세라 허커비 샌더스 공화당 후보는 적극 옹호해왔다.
오하이오주에서는 J.D. 밴스 공화당 후보가 상원의원 당선을 확정했다.
J.D. 밴스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말할 정도로 열렬한 지지다.
J.D. 밴스 후보는 ‘트럼프 마케팅’으로 당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고 본선에서도 쉽게 이기면서 연방상원의원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 핵심 지지층, 백인 비주류 노동자 출신 J.D. 밴스 후보는 회고록인 ‘힐빌리의 노래’ 저자로 유명한데 영화화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 ‘힐빌리의 노래’는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에이이 애덤스, 글렌 클로스 등 명배우들 열연이 돋보인 수작으로 J.D. 밴스 후보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트럼프 키즈’ 간판이 됐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인사 수십여명이 연방 상·하원과 주정부 등에 진출할 것이라고 Washington Post는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격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Wall Street Journal은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된 트럼프파 중 일부가 벌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깊게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의회 조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뚯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