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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북부지역서 대부분 철수, 동남부로 병력 재배치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북부 전선에서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는 키이우 주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의 약 3분의 2가 떠났고 이들이 다른 지역에 재배치 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러시아군의 공격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주의 드미트로 지비스키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수미 지역 어느 곳도 점령하고 있지 않으며 거의 철수했다고 밝혔다. 수미 지역에는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탱크와 군 장비가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키이우 서쪽에 있는 지토미르주에서도 러시아군 병력이 모두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비탈리 부네치코 주지사는 “그들은 차량과 탄약은 물론이고 개인 주택과 숲에 지뢰를 남겼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서북부에 위치한 체르니히우 당국도 러시아군 상당수가 퇴각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말 사이 자국군이 키이우 인근 지역을 모두 장악했다며 이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미 CNN방송은 러시아가 다음 달 초까지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 등 우크라이나 동부를 통제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5월 9일 승전기념일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성과를 자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전략을 바꾼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렬한 저항과 군 사기 저하 등으로 교착 상태가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 그들이 점령했던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는 민간인 집단 학살과 처형, 성폭력 등 러시아군이 자행한 만행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의 철수는 병력 재배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서방 국가들의 분석이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철수한 러시아군 다수가 친러 국가이자 우크라이나의 북쪽 접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집결했다며 이들이 다른 지역에 재배치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한 125개 이상의 전술 부대 중 대다수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NATO) 사무총장도 CNN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는 러시아군의 움직임은 철수가 아니다”며 “그들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일부는 전력 보강과 재무장을 위해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