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축구 영웅’ 알리 다에이(53)의 가족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 금지 조치됐다. 이로 인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행 여객기에서 강제로 내려야 했다. 다에이는 조국의 ‘히잡 시위’에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로 인해 가족의 출국 금지 조치를 놓고 반정부 인사를 향한 이란 정부의 탄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블룸버그통신, BBC 등의 외신은 이란 반관영 통신 IRNA를 인용해 “다에이의 아내와 딸이 이란 테헤란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마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지만, 비행 도중 노선이 갑자기 변경됐고 그의 가족은 하선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IRNA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가 비상 착륙한 곳은 두바이에서 약 200㎞ 떨어진 이란 영토 키시섬이다. 다에이의 아내와 딸은 현재 체포된 상태는 아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란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다에이 부인이 불법 경로를 통해 출국금지를 해제하고 간신히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에이는 이란이 배출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이란 국가대표팀 주장을 지냈던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A매치에서 109골을 기록했다. 2008~2009년에는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도 지냈다.
다에이는 지난 9월 이란계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22)가 이슬람 복장법 위반 혐의로 현지 도덕 경찰에 체포돼 사망하자 자신의 SNS를 통해 “압박, 폭력, 체포 대신 이란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IRNA통신은 다에이와 그의 가족에 대해 “반(反) 이슬람혁명 단체와 폭도들을 지원하고 파업을 촉구”하는 일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