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핵 가방’을 든 러시아 요원과 함께 등장한 모습이 포착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붉은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장례식장에 등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바로 뒤에는 군 관계자로 보이는 요원이 서류 가방을 들고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더타임스 등 외신은 해당 가방이 원격 핵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 필요한 암호가 들어 있는 핵 가방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통령의 핵 가방은 ‘체게트’(Cheget)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러시아 최고 통수권자는 소련 시절인 1980년대부터 체게트와 동행해왔다.
러시아 대통령이 이동할 때 항상 보안 요원이 핵 가방을 들고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통수권자가 핵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다. 미국 핵가방은 ‘뉴클리어 풋볼’(Neuclear football)로 불린다.
더타임스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안 뉴클리어 풋볼’과 함께 포착됐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이 서류 가방은 지난 2019년 러시아 국방부가 운영하는 TV 채널 ‘즈베즈다’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지부진한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핵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핵 공격 우려와 관련해 “우리의 안보 개념은 러시아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핵무기를 사용해 그 위협을 제거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책사로 알려진 세르게이 카라가노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명예회장은 지난 2일 영국 주간지 뉴스테이츠먼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실존적 위협을 받는 등의 상황에선 위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핵무기 사용 혹은 우크라이나 밖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