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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 파산 SVB 비보험 예금 전액 보호 방안 검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자금까지 연방정부가 보호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3명의 소식통은 인용해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번 주말 이러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재무부는 현재 SVB를 다른 금융 기관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 고려 중이지만, 매각 실패를 대비한 차선책으로 이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FDIC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SVB 매각을 위한 경매 절차를 진행했다.

WP는 백악관도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구상을 검토 중이라고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설명했다.

FDIC는 은행 계좌당 최대 25만 달러에 한해 보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SVB의 경우 전체 예금의 거의 90% 이상이 보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SVB 매각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 고객사들은 상당 기간 돈을 찾지 못해 줄도산 우려가 커진다.

한 소식통은 “그들(재무부, 연준, FDIC)은 모든 비보험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25만 달러 초과 비보험 예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방예금보험법 조항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에 따라 보호 대상 예금 범위를 확대하려면 연준 이사회와 FDIC 이사회에서 각각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동의해야 한다.

미 CNBC 방송도 연준과 FDIC가 SVB 매각 실패를 대비해 2개의 다른 금융 기구를 통해 SVB 사태를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연방예금보험법에 따라 비보험 예금 안전장치를 마련하거나, SVB에 노출된 다른 금융권 지원을 위한 ‘일반 금융기구’ 설치 방안 등이 거론된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무보험 예금 보호 방안을 강력히 지지하며 “당국이 결단력 있고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충분히 강력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 브러더스와 같은 오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SVB 사태 전개와 금융 안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완전한 신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