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푸틴 대통령의) 질병이나 질병 징후를 의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TF1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매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여러분들은 그를 보고 그의 연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에게 그(푸틴 대통령)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주어진다”며 “그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양심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계속해서 불거져왔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현재 암 투병 중이며 3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FSB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나설 때 원고를 큰 글씨로 옮긴 종이가 필요하다”며 “글씨 크기가 너무 커서 종이 한 장에 겨우 문장 몇 개만 담을 수 있을 정도다. 팔다리도 걷잡을 수 없이 떨리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불편해 보이는 듯한 모습이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포착되며 이런 의혹을 증폭시켰다.
지난달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마주 앉은 영상에서는 구부정하게 앉은 채로 회의 내내 오른손으로 테이블 모서리를 꽉 붙잡고 발을 까딱거리는 장면이 잡혔다. 또 지난 9일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오른팔을 몸쪽에 어색하게 붙인 채 부자연스럽게 걷는 모습 등이 포착돼 건강 이상설에 힘이 실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