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일부, 차이나타운, 리틀도쿄, 이글락 등을 관할하는 연방하원 34지구의 지미 고메스 의원은 연방의회 내에서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으로 활약하다 지난 2017년 선거에서 연방하원에 입성한 후 ‘재미이산가족 상봉법안’을 적극 지지하고,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에 협조하는 등 한인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힘써왔다. 2일 본보를 찾은 고메스 의원은 최근 LA 시 인종차별 발언 스캔들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공고히 드러내며, 멕시코 이민자 출신의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신은 “그 누구보다도 이민자들이 느끼는 고충을 이해한다”며 “한인사회를 비롯한 34지구 내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고메스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선거가 코앞이다. 준비가 잘 되어 가나.▲지난 2017년 보궐선거, 2020년 선거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선거다. 지난 경험을 통해 선거 준비 노하우는 확실히 생긴 것 같다. 당선된 이후 다양한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주민들의 고민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듣고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은 재정적 타격이 큰 저소득층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고, 그들을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썼다. 이번 8월에 저의 첫 아이가 태어나 지금 11주차에 접어들어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지만, 저는 선거준비와 지역 현안을 살피는 데 올인하고 있다. 이점을 이해해주는 아내에게 고맙다.-LA 시의회의 인종차별 발언 스캔들로 논쟁이 뜨겁다. 이에 대한 입장은.▲주민들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고, 인종차별 발언을 한 시의원들은 반드시 사임해야 한다. 인종차별이라니, 말도 안된다.-공교롭게도 이번 스캔들과 관련한 시의원 3명 모두 히스패닉계다. 본인도 히스패닉계로서 흑인에 대한 그들의 발언을 이해할 수 있나.▲나도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저의 아내는 흑인과 백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혼혈로 이번에 태어난 저의 아이는 히스패닉, 흑인, 백인 등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제가 인종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발언을 하거나 또는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그건 저와 제 가족을 부정하는 일이나 다름없다.-최근 선거 캠페인 봉사활동자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지난달 30일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LA 시의원(1지구) 당선자가 트위터를 통해 ‘지미 고메스 의원의 캠페인 봉사활동자가 ‘데이빗 김(34지구 후보)과 미아 리바스 포터(필리핀계 52지구 후보)가 아시안이니까 찍으면 안된다’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업로드해 저의 캠페인의 인종차별 발언 문제를 이슈화시켰다. 저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유니세스 에르난데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현재는 바빠 응답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받았다. 그녀는 근거도 없는 주장으로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저의 선거 캠페인은 결단코 인종차별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 만약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봉사활동자가 있다면, 즉시 그만둬야 할 것이다.데이빗 김 후보와 정정당당하게 싸워 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저는 LA 시의회의 인종차별 발언 파문으로 주민들이 서로 분열해 있는 상황에서 인종을 뛰어넘어 서로 화합하고, 힘을 합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저는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해왔다. 예를 들어 올해 초에는 한인 단체들과 함께 아시안 증오범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아시안 증오범죄를 예방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앞장섰다. 태스크포스는 아시안 증오범죄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각 지역 단체나 전문가들이 직접 느끼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한인사회 숙원사업인 한미박물관 건립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어 가나.▲한미박물관은 미주 한인사회의 문화적 유산을 보존, 연구, 전시하는 전미 최초 기관으로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매우 의미있고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한미박물관 설립에 필요한 700만달러 연방 지원금 안건을 상정했고, 현재 해당 안건은 상원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연말이면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을까 고대한다.-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저는 개인적인 일들을 모두 뒤로 하고 공공의 안전과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선거구 재조정 이후에도 한인타운이 34지구에 여전히 포함돼 제가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지역구, 한인들이 밀집한 지역구를 대표할 수 있음에 영광스럽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 번 더 소중한 한 표를 선사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고메스 의원은부모가 멕시코 출신 이민자로 지난 1970년대에 미국에 왔다. 고메스 의원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5명의 형제·자매가 있다. 어려운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나 고교를 졸업한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서브웨이, 타겟 등에서 일했다. 어렵게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 UCLA로 편입해 정치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자신의 가정과 같은 상황에 처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열망으로 정치인이 됐다. 2012~2017년 가주 하원의원을 거쳐 연방하원 34지구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