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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 ‘저금통’ 할아버지 ‘쌈짓돈’‥ 어떤 후원보다 가치 높아… 한인사회 지진구호 성금 가슴 찡한 인류애

수 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튀르키에·시리아 대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세계인들의 가슴뭉클한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지진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본보에도 가슴시린 사연들과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꼬깃꼬깃 장롱 속에 묻어두었던 쌈짓돈에서부터 돼지 저금통을 깬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 행사에서 모금 통을 들고 그리피스 팍 산자락을 누빈 ‘내셔널 틴’ 출신 학생들까지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한인들의 정성이 눈물겹다.지난 11일 오전 8시 그리피스 팍 거북이 마라톤 행사장.다소 쌀쌀한 아침 날씨에도 ‘지진피해 성금 모금’이라고 적은 모금 통을 들고 10대 학생 서너명과 가족들이 행사장 입구에 나란히 서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본보에도 알리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나온 ‘내셔널 틴’ 출신 학생들이었다. 많은 참가자들이 십시일반 1달러에서부터 20달러까지 정성을 함께했다. 이날 모금 통을 든 한 학생은 “지진피해자들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 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부디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유의영 칼스테이트 LA 은퇴교수는 “이번 지진에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시거나 다쳐 가슴이 아프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100달러를 보낸다”는 사연과 함께 성금을 보내왔고, 주병규·주호분 부부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드리며 그들을 위해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한국일보에 감사를 전한다”는 메모와 함께 500달러의 성금을 보내왔다.또한 75세 시니어라고만 밝힌 한 할아버지는 “시시각각 전해지는 참사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200달러를, 곽혜원씨는 “어린 자녀들이 용돈을 아껴 소중한 곳에 쓰고 싶다고 졸라 큰 아이 10달러, 작은 아이 5달러를 포함한다”는 사연과 함께 75달러를 보내왔다.LA 한인타운 소재 레인보우 어린이학교는 지난 주 내내 원생들과 교사들이 지진 구호를 위한 성금을 모았다. 유니스 이 원장은 “우리가 모은 정성스런 성금을 한국일보를 통해 미 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랜 한국일보 독자라고 자신을 밝힌 이덕주(라카냐다)씨는 20일 이른 아침 본보를 직접 찾아 “지진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고 싶지만 은퇴를 해서 아쉽다”며 500달러의 성금을 기탁했다.이같은 작은 정성과 함께 수만달러의 큰 성금도 답지했다.본보의 모금소식이 나간 첫날 브라이언 김 터보에어 회장과 삼호관광 신성균 대표가 가장 먼저 각각 1만달러를 보낸데 이어 기쁜우리교회(담임 김경진 목사)가 2만달러, 손 패밀리재단 1만달러, 아주부동산(대표 샘 정) 1만달러, 김스전기(대표 도니 김) 5,000달러, 대한불교조계종 남가주연합회(회장 묘경 스님)와 LA포교사단(회장 이영미)이 4,000달러를 보내 왔다.이밖에 LA러너스 마라톤클럽(회장 제이 김)을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현재 모금을 진행 중에 있다고 본보에 알려왔다. LA적십자사 관계자들은 지진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은 다른 어떤 후원보다 백배 천배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은 그야말로 이름도 빛도 없이 오로지 ‘지구촌 사랑’만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한편 본보는 1차로 오는 28일 성금접수를 마감, LA적십자사에 전달하고 추후 성금은 접수되는대로 적십자측에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