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회법원 전직 판사가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미국 상원 원내대표와 주지사 등 고위 공무원도 살해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 폭스뉴스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더글러스 우디(56)가 위스콘신주 주노카운티 순회법원의 전직 판사 존 로머(68)를 자택에서 살해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노카운티 경찰은 전날 오전 6시 30분쯤 무장한 사람이 로머 전 판사 자택에 침입했고, 2발의 총성이 들렸다는 911 신고를 받고 특별전술대응팀을 급파했다.
경찰은 우디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경찰은 현장 도착 후 4시간 만에 집에 진입했는데, 용의자는 스스로 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로머 전 판사는 의자에 묶인 채 숨져 있었다고 한다.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경찰이 구급 조치를 했고, 용의자는 의료시설로 이송됐다.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우디는 현재 위중한 상태다.
우디는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과 토니 이버스 위스콘신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다른 고위 관리들도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의 차량에서 12명의 고위 관리 이름이 적힌 명단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법무부는 이 살인 사건이 과거의 판결 때문에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로머 전 판사는 2002년 우디의 형사 사건 선고에 관여했고, 2005년 무장 절도 등의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조슈 콜 위스콘신주 검찰총장은 “이 사건은 표적을 노린 행위로 보이며 용의자는 다른 표적도 갖고 있었던 듯하다. 사법 시스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표적이 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통지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